top of page
12월_특별한 선물전.jpg

<특별한 선물전>

■ 기획의도

2020년 보내며 한해동안 다사다나했던 일들을 회상해보고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다가올 2021년을 계획하고자 연말특집 <특별한 선물전>이라는 기획전시를 준비하였다. 특히나 쉽지 않았을 예술인들의 2020년과 그렇기에 더욱 희망을 기대하는 2021년 새로운 해를

기다리며 긍정적인 취지의 전시를 계획하고자 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예술인들이 작은 나눔을 실천하고자 갤러리와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모인 소정의 금액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 참여작가 : 22명

작가명단 : 고스, 권복희, 김석은, 김승민, 김영진, 김정아, 김정용, 김지은,

김지혜, 김한기, 노채영, 민경아, 송재윤, 송진욱, 신은설, 이동원,

이우현, 임지민, 전현자, 진성은, 채정완, 최미진

12월_지용,최승우,태우.jpg

‘Let's Hope!’

2020년 12월.

예측하지 못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계는 흔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은 더욱 더 지속되어야 한다.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면서,

유망작가 3인(최승윤, 태우, 지용)의 열정적인 창작에 희망을 기대한다.

■ 지용

 

-학력

2017 남서울대학교 유리조형대학원 석사 졸업

2012 남서울대학교 유리세라믹디자인학과 졸업

 

-전시이력

개인전 및 초대전 10회

단체전 82회

아트페어 17회

 

■ 최승윤

 

-학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졸업

 

-전시이력

개인전 및 초대전 34회

아트페어 50회 및 단체전 100회 이상

2017년 겸재 내일의 작가 선정 및 레지던시 입주작가(골드창작스튜디오, 영은미술관)

 

 

 

■ 태우 (Tae-woo)

 

-학력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조형예술학과 박사 (수료)

동대학교 동양화과 학·석사 졸업

 

-전시이력

개인전 및 초대전 34회

단체전 94회

아트페어 39회

11월_임지민.jpg

‘가끔은 선명하지 않아도’
임지민 개인전

 

나는 현대 사회 사람들, 특히 비뚤어진 욕망 속에 경쟁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흥미가 있다. 누군가와 늘 비교되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매순간 경쟁적으로 살아왔던 나의 삶을 통해 현대인의 강박적인 욕망과 경쟁의 모습 뒤의 공허함을 생각한다. 타인과 쉽게 비교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인정 욕망은 더 증폭되고, 사회 구조 속의 획일화된

가치관은 개인의 고유성을 쉽게 변색시킨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삶이 보다 중요하게 된

현대인들의 고유성의 소멸에 대한 사유가 작업의 시작점이 되었다.

 

작품 속 캐릭터들은 언젠가의 나의 모습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를 살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이기도 하다. 때론 가볍고 우스워 보이는 모습으로 변주되는 그들의 이미지를 통해

역설적으로 현대인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고 싶었다. 관계 안에서 강자와 약자의 양면성을 보이는 호랑이 무늬의 토끼, 검은색의 절대자, 그리고 가면을 쓴 캐릭터들은 현대인의 페르소나이며,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 시대의 경쟁과 불안, 상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이야기를 전달함에 있어 풍자와 역설의 장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전

명화 등의 패러디와 차용의 형식을 이용하기도 한다.

 

경쟁에 이기기 위해 스펙을 기르고, 더 높은 곳을 위해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린 채, 오로지 결과만을 보며 달려가는 그들의 게임은 마치 공중 그네의 곡예처럼 불안하지만,

사유와 주체성 회복에 대한 나의 희망을 담고 있다.

10월_민경아 전시.jpg

‘어차피 아무것도 없다 
그만 돌아가자는 얘기가 나올 때 쯤’

“현실과 가상”

“사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

“솔직과 위선”

나의 작업 키워드이다.

현재와 과거, 동양과 서양이 혼재된 분위기와

계획적이면서도 우연히 만난 인물들이

친근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도록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동 과 서, 자연과 인공이

한 작품 속에서 갈등하고 화해하면서 새로운 해석의 장으로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 작품 <'어차피 아무것도 없다고 그만 돌아가자는 얘기가 나올 때쯤'>에서는 가장 비밀스럽고 잠재적이며 중립적인 뒷모습과 가장 솔직하고 표면적이며 극단적인 피노키오의 코를 공존시켰다. 아이러니한 피노키오의 뒷모습에서 보는 이들의 다양한 해석으로 작품이 자라나길 바래본다.

민경아(Min KyeongAh)

홍익대학교 미술학 박사 (판화전공), Ph D./ Massachusetts College of Art, Boston, MRA./ School of the Museum of Fine Arts, Boston, Art Diploma/ 고려대학교 졸업

 

경력

2019 ON PAPER 국제판화전 심사위원, 장신대 초빙교수

목원대, 홍익대 겸임교수 역임

 

수상

2018 Winner of ON PAPER International Printmaking Award 대상: Bristol UK

2000. 2006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Selected Prize: 공간사, 서울시립미술관

1994 Robert Brooks Memorial Scholarship Award 대상: Boston USA

 

작품 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진천군립미술관, 파주피노지움,

하슬라아트월드미술관, 외도해상농원, 목포자연사박물관, 고려대학교박물관, 아드센터이다,

Boston University(미국), Denver Seminary(미국), Kreuzkirche(독일), Stadtkirche(독일),

Associació Techne Barselona(스페인), Art Museum of Cluj(루마니아)

the Irkutsk State Art Museum(러시아)

10월_송혜란의 사과나무.jpg

송혜란의 '사과나무'

영주 여행 중에 만난 사과나무는

나의 내면에 잠재된 감성과 에너지를 분출시켰다.

불규칙한 선들을 분산시켜 다시 집합의 형태를 이루는

반복적 선들에서 작업이 시작되었다.

 

형태를 이루는 선들은 면을 이루어 원, 타원의 형태로 변화되고

그 속에 나의 함축된 감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하나의 요소로 집합을 이룬 잎들은

빛의 변화에 따라 조형적으로 변화되기도 하지만

불규칙한 선의 형태를 따라 이루어지기도 한다.

 

잎들은 모여 집합을 이루고, 집합을 이룬 형태는 결실을 맺는다.

그 결실은 큰 에너지를 생성시킨다.

 

그림 속에 표현된 사과는 에너지의 결실이며,

부엉이는 결실과 풍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으며,

나무에서 가늘게 뻗어나가는 선과 작은 잎들은

새싹을 의미하며 무한의 생성과 팽창을 뜻한다.

송혜란은 '사과나무'라는 특정 소재를 통해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라는 형식을 추구한다.

여기에서 사과나무는 세상을 향해 얘기하고 싶은

그 자신의 속마음을 전하는 메신저가 된다.

사실주의 및 자연주의 회화에서 취하는

풍경화적인 소재로서의 의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담는 그릇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사과나무는 실제의 형태와는 달리

현대적인 표현기법 및 방법에 의해 재해석된다.

그러기에 실제와는 다른 이미지로 나타난다.

사과나무라는 전제가 없으면 사과나무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되고 있다.

실제의 색과 무관한 단색조의 색채이미지로 통일하는

채색기법도 현대적인 표현방식이다.

송혜란(Song, hea ran)

서울산업대 조형예술학과 졸업

 

개인전 13회

구상 미술비전 6인 초대전 (클링)

향수의 일상 기획초대전(청원 군립 대청호미술관)

세종호텔 기획초대개인전(세종갤러리)

한국구상대제전(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Affordable Art Fair (HKCEC, Singapore)

아산병원기획초대개인전(아산병원갤러리)

화랑미술제(COEX C Hall)

서울아카데미정기전(한가람미술관)

개인전(갤러리인사아트)

現: 서울아카데미, 광진미협, kama

8월_전시.jpg

완전한 불완전

- 이유치, 채정완, 최은서, 허진의

불완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완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완전의 사전적 정의는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모자람이나 흠이 없음'으로,

완전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임에도 그 정의에서는 어떤 기시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삶은 완전함보다는 불안이나 미완, 결핍 등의 불완전한 모습들로 채워져있기 때문이다.

이 전시에 참여한 네 명의 작가들은 이런 삶의 불완전한 형태를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해나간다.

 

이유치 작가는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 진정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의 경험과 결합함으로써 그들의 모습을 사회에서 희망의 빛을 비춰주는 영웅으로 표현해낸다.

채정완 작가는 사회에 만연한 불만들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가 가진 문제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고, 문제들의 해결책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은서 작가는 언제나 완벽하고 이상적인 상태를 욕망하지만 결국은 결핍을 동반할 수밖에

없는 사회의 모습을, 인공적인 자연이나 화려하고 아름다운 공간의 해체 뒤 생겨난 파편이 뒤섞인 무질서한 풍경의 모습을 통해 드러낸다.

허진의 작가는 무언가를 쫓아 모여드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 틈 안에서 위태롭지만 주도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완전함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일면에서는 그 모습이 미련해 보일 수 있으나,

버릴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도 있다.

불완전을 이해하기 위해 완전의 정의를 알아본 것과 같이 완전을 추구하려면 우리의 불완전한 모습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위 네 작가의 작업은 우리의 불완전한 모습을 드러냄으로 오히려 완전함에 한발 더 내딛게 도와준다.

불완전을 통해 완전함을 바라보는 것, 즉 '완전한 불완전'은, 현재의 우리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7월_김지은&김한기.jpg

‘Color & Texture’

김지은 & 김한기

김한기 작가는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오브제를 서로 섞어서

데칼코마니 형식의 대칭으로 구성해놓거나

다른 환경에 배치함으로써 익숙한 물건의 낯선 배치 혹은

익숙한 색상의 낯선 배열로 작품을 그려낸다.

익숙한 오브제의 색상을 바꾸어 뒤집어 놓거나

혹은 얼굴이 연상되도록 배치한 이 작품들은

보는 관객에 따라 어떤 사람은 익숙하게

혹은 낯설게 느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품과 관람객이 만나는 최초의 지점인

작품의 질감과 표면(texture)을 화려한 색상(color)으로 맞이하는

김지은 작가와 김한기 작가의 2인전이다.

함께하는 두 작가는 익숙한 형태에 화려하지만

낯선 색상들의 배치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이는 색상(color)이나 질감(Texture)이 시각예술에서

낯섦과 익숙함을 처음으로 판단하게 되는 최초의 순간이라는

두 작가의 공통된 지각에서 출발한다.

김 지 은(Jieun KIM)

개인전5회 그룹전60회

2019. 남겨진 시간의 흔적 / ART SPACE GROVE /서울

2018. 갤러리 마롱 초대전-시간이 지나간 자리 / 갤러리마롱 / 서울

2018. 갤러리탐작가지원 김지은개인전-기억의 흔적 / 탐앤탐스갤러리 이태원 / 서울

2017. 신진작가지원공모 김지은개인전-공간의기억 / 팔레드서울 / 서울

2015. 청년작가지원공모 김지은개인전-숲에산다 / 1898gallery / 서울

 

김 한 기(KIM Hanki)

개인전10회 그룹전 70회

2019, 화려한 위장색&우연한조우Ⅱ / 움갤러리 / 용인

2018, 화려한 위장색&우연한조우Ⅰ/ HOMA / 서울

2017, 우연한조우4 / 샘시크 / 서울

2017, 우연한조우5 / 스페이스바(세운상가) / 서울

2017, 우연한조우3 / 탐앤탐스 건대점 탐스커버리 / 서울

2016, 우연한조우2 / 치포리 겔러리 / 서울

2015, 우연한조우1 / 갤러리 일호 / 서울

2015, 뜻하지 않은 이야기 / 갤러리 도스 / 서울

2011, 이중구조 / 이앙 갤러리 / 서울

2007, 퍼즐 & 데칼코마니 / 모란 갤러리 / 서울

6월_김애란의 해바라기.jpg

김애란 '해바라기'

그림이란 즐겁고 유쾌해야 한다.

가뜩이나 불쾌한 것투성이인 세상에서

굳이 그림마저 아름답지 않은 것을

일부러 그릴 필요가 있을까?

- 오퀴스트 르노와르-

살아가면서 많은 힘든 순간순간마다

그림은 나의 위안이 되었고

행복하게 만드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모든 세상이 아름답게 빛나고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내 그림 속에 담는 그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주는 그림,

마음을 쓰다듬는 그림으로 다가가고 싶다.

6월_포스터.jpg

김정자의 ‘나의 천국, 아프리카!’

김정자 작가는 아프리카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Libreville)에서 25년(1979~2003) 동안 미술교사, 대학교수, 유명화가로 살면서, 그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행복과 사랑으로 담아온 진솔한 삶의 작품을 그려왔다.

 

‘바나나나무, 빠빠야, 망고나무, 빵 나무, 시장에서’의 작품들은, 인생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아름다운 심상일 것이며, 삶의 풍요로움을 긍정적으로 직관하는 작가의 세계이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움직임 하나까지 한 폭의 그림으로 옮기며 자연과 어우러지듯이 순수하게 살아가는 그곳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정글 속의 시원함, 해변의 아름다움, 뚱뚱한 아줌마들의 역동적인 모습, 풍만한 몸에 걸친 천들의 무늬, 원색과 이원색의 보색 조화, 과일바구니 한 가득 머리에 이고 어깨에 지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여인들의 다양한 표정들, 아기들의 천진난만한 모습들은 행복이 가득한 삶의 모습들이다.

특히 ‘시장에서’의 여인들은 과일이나 채소를 팔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나무 그늘을 찾아 망태바구니 가득한 바나나, 망고, 피망들을 아무렇게나 풀어놓고 그녀들은 자유롭게 앉아서 행복한 표정으로 오늘, 그리고 내일의 이야기들로 즐겁게 꽃을 피우고 있다.

 

아프리카 가봉의 아름다운 풍경과 욕심 없는 그들의 자유로운 삶.

하늘이 주신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평화로운 모습들이 어쩌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우리들의 천국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더운 여름,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영혼의 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5월_포스터.jpg

JYMMI HAN(지미한)

‘Oldies But Goodies’

Sometimes there are oldies but goodies!

 

2018년에 개봉했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룹 'Queen'과 'Freddie Mercury'를 추억하게 하고, 혹은 'Queen'과 'Freddie Mercury'을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Oldies But Goodies 시리즈는 일상 생활 속에서 떠오르는 저의 추억들(좋아했던 영화, 음악, TV프로그램, 소유했던 물건들, 당시 유행했던 브랜드의 로고와 기호 등)과 잘 알지 못했던, 하지만한 번쯤

들어봤던 명화나 명곡 같은 소재들을 꺼내어 탐닉하면서 나온 결과물들을 캔버스에 옮긴 시리즈

작업입니다. 저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이러한 소재를 통해 관객들과 함께 추억하고 소통하길 원하며, 끊임없이 저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가기를 원합니다.

4월-전시-포스터.jpg

김보연 '겨울나무전-休眠'

추운 겨울 동물들이 동면에 들어가듯, 겨울나무 또한 '겨울눈'(winter bud, 동아)도 싹틔우지 않고 얼마 동안 겨울잠을 자는데, 이것을 '휴면'상태라고 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면서 기온이 떨어지면 나무의 세포들은 물을 밖으로 내보내고 당분을 많이 만들어 놓음으로써 휴면하는 동안 겨울눈 속 세포들은 얼어붙지 않으려는 '고도의 전략'을 펼친다고 한다.

가을부터 서서히 시작되는 '휴면상태'에서는 모든 활동이 느리게 진행되거나 일시적으로 멈추게 된다.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하려면 나뭇잎도 떨구고 세포분열을 막아 '성장을 지연'시키기도 한다.

결국 겨울나무는 저장된 에너지를 생존에 필수적인 데에만 사용하고 성장은 거의 멈춘 상태를 유지한다고 하는데, 인간도 이와 같은 시기를 겪을 때 불안함을 느끼고, 삶에서 '생'이나 '꿈'을 내려놓는 위기에 놓이기도 한다.

영하 2~30도에는 세포들이 얼어붙지 않으려 만들어진 '부동 단백질'로 세포액의 당도를 높여 어는 온도를 낮추는 방법으로 버티지만, 영하 7~80도의 강추위에는 역설적으로 세포와 세포 사이에 얼음을 만들어서 세포 내부가 어는 것을 방지한다고 한다.

이렇게 '세포와 세포 사이'에서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세포 내의 수분이 세포벽을 빠져나가면서 세포 사이의 얼음층에 달라붙게 되는데, 이로 인해 세포 내부는 거의 '탈수상태'가 되면서 고농도의 농축 용액만 남게 되어 세포 내부는 얼지 않는 것이다.

마치 '생존'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과도 닮아있는데, 겨울나무는 무엇이 소중하고 무엇이 필요 없는지를 분별할 줄 아는 지혜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3월_초대전_포스터.jpg

이민지 작가 <둥근 방패>展

- 엄마의 가슴을 닮은 방패

​모성애를 사진으로 촬영해오라고 과제를 낸 적이 있다.

가장 많은 사진이 젖을 먹고 있는 행복한 아이의 사진이었다.

구체적인 사진이란 장르로 추상적인 관념을 표현할 수 있느냐는 주제에 대한 실험이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모성애의 상징으로 많은 학생이 어머니의 가슴을 이야기하였다.

어떤 인간도 어머니의 가슴에서 자유롭지 않으리라.

 

따스한 모성애의 의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거친 세상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상징으로 여성의 가슴을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가 있다. 바로 ‘마마’ 시리즈의 이민지 작가이다.

어릴 때 폭력으로 아팠던 시기, 작가를 보듬어주고 지켜준 어머니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한 작업이라고 한다. 자신을 포근하게 안았던 어머니의 가슴을 방패로 형상화하여 작가 자신을 지키는 하나의 상징으로 표현하였다. 추상적 이미지로 다시 태어난 어머니의 가슴 즉, 방패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자신의 고통을 작품의 소재로 삼아 작업하고, 그 작업을 통하여 자신을 치유하는 것은 많은 예술가의 보편적인 작업 형태일 수 있다. 작품을 프리뷰하며 작은 꿈을 꾸어본다. 이 연작이 생명을 얻고 무럭무럭 자라나서 언젠가 작가에게 날카로운 창이 하나 생기길 바란다. 남을 해치는 창이 아니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용기의 상징과도 같은 빛나는 아름다운 창이 생기길 바란다.

어떤 인간도 어머니의 가슴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처럼, 어떤 인간도 고통이 승화된 작품 앞에서 자유롭지 않으리라 믿는다.

2월_이흥열의 신들이 사랑한 나무,바오밥.jpg

‘신들이 사랑한 나무, 바오밥’

Baobab, The trees loved by the gods.

이흥렬 사진가는 10년 이상 나무를 소재로 작업하고 있는 Fine Art 작가로, '나무 사진가'이다. 시골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나무를 친구 삼아 보낸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나무’는 자연스럽게 이흥렬 작가의 인생에 큰 부분을 차지하였고, 또한 필연적으로 그의 작품 소재가 되었다. 사진가 이흥렬은 '나무는 느린 인간이고 인간은 빠른 나무'라며 모두 함께 지구에서 살아가는 동등한 생명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10여 회의 나무 사진 전시를 통하여 나무의 아름다움, 인간의 동반자로서 나무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나무 보호를 위한 일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흥렬 작가는 그동안 국내의 보호수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들을 주로 촬영해왔는데, 3년 전부터 활동 무대를 넓혀 ‘세계의 나무’를 촬영하기 시작하였으며, 네팔 히말라야의 ‘랄리구라스’, 이탈리아 뿔리아의 ‘올리브나무’ 촬영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바오밥나무 촬영은 사진가 이흥렬이 나무를 소재로 작업하기 시작하면서 줄곧 꿈꾸어왔던 프로젝트이다.

 

그는 밤에 나무에 조명을 주어 촬영하는 방법을 통하여 작가만의 독특한 생각을 나무에 투영하고 있다. 특히 회화를 연상시키는 이번 바오밥나무 사진들을 보노라면 마치 ‘어린 왕자’의 동화 속에 들어온 것만 같다. 작가가 여러 차례 언급한 것처럼, 나무는 인간의 친구이며, 안식처이며, 생명이라는 것을 그동안 그의 나무 사진들을 통하여 잘 표현하여 왔다면, 이번 바오밥나무 전시는 그 의미에 더해 나무를 통해 인간의 꿈과 환상, 동화를 이야기한다.

 

이 전시에서 어릴 적 읽은 ‘어린 왕자’의 무시무시한 바오밥나무 뿐만 아니라, 작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신들이 사랑한 경이로운 바오밥나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밤하늘 가득한 별빛 아래 고고하게 서 있는 바오밥나무 사진을 보면, 태초의 신들의 세계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bottom of page